많은 음악영화에 보면 연주자가 연습을 할 때 거꾸로 된 시계추가 똑딱 소리를 내며 바쁘게 움직이는 걸 본 기억이 있을 거예요.
이 것을 바로 우리들은 메트로놈(metronome)이라 하며, 제가 메트로놈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얼마 전 다른 선생님에게 악기를 배우다 온 학생이 기본적인 박자의 개념도 모른 체 항상 감으로만 박자를 세며 연주를 하길래 잠시 중단을 시킨 뒤 이야기했어요.
"얘야 ~ 여기 음표가 악보보다 더 긴데?"
그러자 학생이
"맞게 했는데요..."
"아니야 확실히 길어 음표가"
그러자 얼굴이 빨개지더니 자신은 발 박자와 속으로 박자를 계속 카운트를 했다고 하면서
저에게 다시 한번 귀 기울여서 들어주라고 했죠.
그러고 나서는 저도 다시 한번 유심히 보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연주가 빨라지면 동시에 발 박자도 같이 빨라지고
느려지면 다시 발 박자도 느려졌죠.
저는 연주를 중단시키고 메트로놈을 꺼낸 후 이 소리에 맞춰서 한 번 다시 연주를 부탁했죠.
그러자 그 학생은 정말 5마디도 연주를 진행 못하고 계속 같은 자리에서 버벅거렸어요.
그리곤 도저희 안 될 것 같아 이야기했죠.
"얘야 평소에 메트로놈으로 연습 안 하니?"
"네"
"왜지?"
"전에 가르쳐 주셨던 선생님은 초반에만 잠시 켜고 어느 정도 템포인지만 느낀 후 몸으로 익히라고 하셨어요."
저는 이 말을 듣고 정말 황당하더군요.
물론 메트로놈이 자신이 할 곡이 어떤 템포인지 안 후
그걸 기준으로 연습을 하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지금의 학생처럼 기본적인 박자 컨트롤이 안 되는 학생에게
저런 말을 했다는 게 정말 성질이 났습니다.
그리고 이 학생 또한 메트로놈을 켜는 건 왠지 초보 같아 보인다더군요.
요즘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정말 메트로놈의 중요성을 모르고 감으로 박자를 세는 친구들이 많더군요.
하지만 저는 레슨을 할 때는 무조건 메트로놈을 켜고 합니다.
정말 천재가 아닌 이상은 템포란 흔들리게 되어있거든요.
템포가 오락가락하면 듣는 사람도 정말 불안합니다.
꼭 외나무다리에서 줄타기를 하는 느낌이랄까?
메트로놈은 빨리 연습할 때보다 느리게 연습할 때가 더 효과가 좋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악기 실력 향상의 지름길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메트로놈을 켠다
2. 몸에 힘이 빠진 상태로 처음부터 끝까지 연주가 가능한 템포로 천천히 연습한다.
3. 중간에 몸에 힘이 들어가면 메트로놈의 템포를 한 단계 더 내린다.
4. 위에 1, 2, 3이 가능하면 템포를 올린다.
5. 올린 템포에서 반복
위와 같은 사이클은 정말 지루한 과정입니다.
제가 저렇게 연습할 때도 정말 지루하거든요.
하지만 조바심에 조금 더 빠르게 멋지게 하고 싶어서
우리의 뇌가 못 받아들이는 템포로 먼저 연습을 해버리면
나쁜 습관이 금방 몸에 배어버리죠.
말하자면 틀린 행동을 계속 입력시키는 연습이 되어버린 셈입니다.
그래서 빨리만 연습하는 학생들이 틀린 부분을 계속 틀리는 현상이 생기는 거죠.
자신의 뇌에게 그것을 천천히 수정할 시간을 주질 않으니까요.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초반 작업이 지루해도
결국 올라가는 속도는 저 5가지 단계의 연습법이
정말 빠른 악기 실력을 향상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 생각합니다.
제 주관적인 생각이긴 하지만요.
그러니 자신의 마음속 템포를 믿지 마세요.
저 또한 마찬가지로 메트로놈에 익숙지 않을 때는 소리만 들어도 현기증이 나고 짜증이 밀려왔죠.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메트로놈 없이 연습하면 왠지 연습을 한 것 같지 않은 느낌이 들더군요.
너무 메트로놈에 의존한 연습도 좋지는 않지만 곡이 어느 정도 완성될 때까지는 땔레야 땔 수가 없는 게 메트로놈이에요.
처음에 익숙해지는 과정만 지나면 메트로놈 소리에 맞춰서 딱딱 연주가 맞아떨어질 때면 알 수 없는 희열이랄까? (저만 그럴 수도 ;;)
그러니 메트로놈과 다시 한번 친해질 기회를 가져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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